나는 오랫동안 다이어리에 이런저런 할일들을 기록해왔다. 성격상 일기는 안 쓰더라도, 할일이 눈에 보이는 것들이 내가 무엇을 하면서 살고 있는지, 어떤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 알기에 좋았기 때문 (사실 그게 편하다. 변태인듯) 최소한의 노력으로 업무들을 잘 정리하기 위해 적잖은 고민을 해왔기 때문에 (그럴 시간에 일을 하지..) 기록으로 남겨두고 싶어졌다.

2007 ~ 2012

가장 먼저 쓰기 시작했던 것은 프랭클린 플래너. ‘즉시 해야할 것, 잠시 미뤄도 되는 것, 위임/부탁할 것, 버릴 것’ 네가지 카테고리로 매일매일 다이어리를 나누어 기록했다. 직장에서 쓰는 다이어리와 개인 다이어리를 별개로 유지했는데, 초기에는 불편을 크게 느끼지 못했다.

2012 ~ 2014

직장 다이어리에 매번 칸을 나누고 2개 시스템을 유지하는게 불편해지면서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갈아타던 시기. 슬슬 구글 캘린더로 주요 일정을 기록해보기 시작했고 Trello로 세부 과업들을 다뤘다. 트렐로는 Board-list-card로 나뉘어 있고, card 내에서 체크리스트 등 내용 추가가 가능한 덕에 여러 레벨에서 프로젝트/과업들을 컨트롤할 수 있는 점이 좋았다. 하지만 쓸수록 불편했던 점은 프로젝트와 세부과업이 확장되면서 여러 보드에 있는 일들을 하나의 타임라인에서 같이 볼 수 없다는 것이 문제. 구글과 연동해서 해결해보려 했지만 all-day event로 등록이 안되고 과업 카드 색깔 수정도 안되는 게 마음에 안 들어서 포기. 석사 논문을 한참 쓰던 이 시점에서 과감히 트렐로를 버리고 투두이스트로 갈아탄다.

2014 ~ 현재(2017)

todoist로 갈아타는 과정에서 다양한 일정 관리 앱들을 시도했었다.(그래서 논문이 그 모양이었던 듯) 원래 쓰던 구글 캘린더와 Trello를 비롯하여, Asana, Google keep, Google task, Todoist, Any.do, Remember the milk, Evernote, Wunderlist 정도 며칠씩 써보았던 것 같다. IFTTT도 고민을 좀 해봤는데 좀 과해서 패스. 각 앱을 비교하기 전에 간단히 내가 원하는 기능을 정리하자면..

  1. 날짜와 시간이 고정된 태스크(예-수업) 및 반복 태스크(예-회의)들은 캘린더로 표시
  2. 고정되지 않은 태스크(예-논문 제출 준비)들은 필요시 기한 지정
  3. 전체 태스크를 우선순위 및 일자를 기준으로 한 눈에 확인
  4. 끝낸 일들은 아카이브에 저장
  5. 큰 프로젝트별로 업무 세부 진행 관리
  6. 체크리스트를 통해 완료과업 / 미완료과업 구분 가능
  7. 직관적인 인터페이스

문제는 상기한 내 요구사항에 딱 맞아떨어지는 앱이 없다는 것. 간단하게 만들어볼까도 생각해 봤는데,

  1. 나와 비슷한 기능들을 요구하는 사람이 많지 않을 것 같고,
  2. 이미 앱 시장이 포화상태인데다,
  3. 본연의 업무가 많아서 포기했다.

Wunderlist는 잠깐 트라이했다 사용감이 별로라 바로 탈퇴해서 기억이 잘 안 나고, 나머지를 표로 만들어보면.. (나는 구글 생태계 안에서 살고 있기 때문에 1번은 구글 캘린더로 해결)

  2.due 3.view 4.save 5.project 6.체크리스트 7.UI
Asana O ! ! O O O
Google Keep ! ! X X O O
Google Task X ! ! ! O !
Todoist O O X O O O
Any.do O ! ! O O O
R.T.M ! X X X O O
Evernote O X O X ! O

O : 지원 / ! : 지원하는데 애매함.. / X : 미지원 혹은 매우 취약

체크리스트가 내게는 상당히 중요한데 에버노트는 제공하지 않아서 제끼고, 이래저래 고민하다 정착한게 그나마 제일 사용하기 편한 투두이스트였다. 아직까지 잘 쓰고 있고.

하지만 각자의 앱으로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여러 앱을 섞어 쓰는데, 현재 나의 기록 체계는 아래와 같다.

  • Google calendar : 고정된 혹은 반복되는 주요 일정 관리 + 알람
  • Todoist : 일정을 정하기가 모호한 과업들 관리 (구글 캘린더 all-day event 연동)
  • 카톡 : 그 때 그 때 간단한 메모 (셀프 메시지). 원래 구글 킵을 썼는데 휘발성 메모는 카톡이 더 편한것을 최근에 깨달음.
  • 블로그 : 학술적 / 개인적 용도의 글을 써보기 위해 이번에 시도하는 도구
  • Trello : 일상에서 사용하는 것은 아니고, 뭔가 간단한 정보들을 장기적으로 기록해 놓고 싶을 때 매우 좋다. 특히 간단한 정보의 카테고리가 다양하다면. (예전에 따로 있던 카테고리를 모아놔서 좀 조잡하지만) 아래 그림 참조

alt text


뭔가 획기적인 기능을 가진 앱이 등장하거나 내가 아예 회사 차리고 나가지 않는다면, 아마도 이 상태의 조합을 한동안은 쭉 유지하지 않을까 싶다.